I 칼럼 論 I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공모 통합하자

신청 위한 기업의 시간, 리소스 낭비 커
‘BI-NET(창업보육센터네트워크시스템)’을 활용한 통합관리 방안 강구해야

신진욱 편집인 승인 2022.12.22 19:32 | 최종 수정 2023.06.15 22:18 의견 2

차고 창업(Garage Startup)은 미국에서나 가능한 이야기다. 친구들과 밤새 토론하고 뚝딱뚝딱 시제품 만들 수 있는 차고라는 공간이 미국을 벤처의 왕국으로 키웠다. 스타트업은 '팀빌딩'에서 출발한다. 함께 일하는 공간이 필요하고 중요하다.

대한민국에서는 사무실을 임대하든 공유오피스에 둥지를 틀든 한 사람당 30만원 넘게 매달 지출해야 한다. 막 창업한 CEO에게 위치와 시설은 좋고 임대료가 저렴한 창업보육센터 입주는 비즈니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과 같다.

공간, 시설, 장비 같은 하드웨어보다 투자, 협업 등에 지원을 집중할 때라는 의견도 있지만, 창업보육센터는 여전히 창업과 성장에 꼭 필요한 지원이다. 창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간섭하지 않고, 투자자와 시장의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을 맘껏 만들도록 돕는 것이 정부의 몫이라면 하드웨어 지원은 오히려 더 늘어나야 한다.

2022년 12월 1일 기준, 중소벤처기업부가 지정한 창업보육센터(BI, Business Incubator)는 262개다. 전국에 고루 분포돼 있다. 창업기업에게 창업보육센터 입주는 꼭 필요하지만 입주기업 공모 과정은 비효율적이고 느리다. 벤처기업을 지원하면서 정작 벤처정신은 없다.

창업보육센터 입주에 목마른 CEO는 입주기업에 선정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붓는다. 모집공고를 검색해 적합한 센터를 선별하고 복잡한 신청서를 작성하고 여러가지 첨부서류를 일일이 준비한다. 다행히 서면심사에 통과하면 대면심사 자료를 만들고 발표 스크립트를 쓰고 여러 차례 리허설한다. 대면심사일은 하루를 통째로 써야한다. 2주 넘게 결과를 손꼽아 기다린다. 센터별로 같은 작업을 반복해야 한다.

창업보육센터도 고충이 많다. 입주기업을 선정하는데 공모 계획 수립, 홍보, 신청접수, 서류심사, 대면심사, 최종선정, 입주계약 순의 길고 복잡한 과정을 거친다. 심사위원을 규정에 맞게 3배수 뽑는 것도 손이 많이 가는 업무다. 선정된 기업이 막상 입주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 입주기업이 졸업할 때마다 이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이런 문제점은 입주기업 모집을 ‘통합관리’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다. 공모, 심사, 관리의 모든 과정을 통합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기업은 한번 신청과 심사만으로 원하는 때, 원하는 센터에 입주할 수 있을지 빨리 확인할 수 있다. 센터는 입주기업 모집에 들일 리소스를 입주한 기업 지원에 집중할 수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창업보육센터 지원예산을 운영비보다 입주기업 보육 사업비에 더 많이 투여할 수 있다. 작년, 중소벤처기업부는 예산의 61.4%에 달하는 78억원을 운영비 지원에 썼다. 시스템은 이미 개발돼 ‘중소벤처24’에 연계돼 있는 ‘BI-NET, 창업보육센터네트워크시스템’을 업데이트해 활용하면 된다.

창업보육센터의 입주기업 통합공모와 통합관리는 이미 오래 전에 추진되었어야 하는 정책이다. 늦었지만, 이제라도 중소벤처기업부가 할 일이고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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