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길의 CEO 칼럼 #2」 정부지원사업을 통한 스타트업의 생존

정부지원사업은 스타트업 생존의 필요조건
정부지원사업에 매몰돼 본 사업 추진에 장애 될 때도 있어
선배 창업자와 멘토들의 경험이 어려움 극복에 정말 중요

편집팀 승인 2023.02.07 09:22 | 최종 수정 2023.05.27 10:16 의견 1

【편집자 주】 비즈니스 전쟁터에서 고군분투하는 CEO 2人이 CEO칼럼을 연재합니다. 4년차 CEO 이정길 대표는 비전기술 기반 유아 에듀테크 스타트업 믹스비전㈜을 경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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믹스비전(주) 이정길 대표


2023년으로 이제 창업 4년차가 되었다. 정확한 기간을 따지자면 2년 7개월으로 그동안 수많은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성장을 해왔다. 스타트업으로 정부지원사업이 없이 자생할 수 있는 기업이 얼마나 될까? 아마도 거의 없지 않을까? 시기마다 지원할 수 있는 지원사업도 나누어져 있기 때문에 그 시기에 적당히 사업에 선정되지 않으면 기회를 놓치게 된다.

정부지원사업은 크게 사업화지원사업과 R&D지원사업으로 나뉜다. 사업화지원사업은 특히 창업진흥원이 주관하는 다양한 패키지 사업이 있는데 보통 예비창업자를 위한 예비창업패키지, 3년이내 스타트업을 위한 초기창업패키지, 재창업자를 위한 재도전성공패키지, 그리고 3년이상 7년이하 기업들을 위한 창업도약패키지가 있다.

2019년, 지금의 공동창업자와 둘이서 창업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기존 회사에서 다양한 성공사업들을 발굴하고 런칭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에 더 늦게 전에 우리의 사업을 해 나가자고 의기투합하였지만, 결국 자본의 문제에 봉착하게 되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방법은 정부지원사업을 통해 초기 자본을 조달하는 방안이었다.

다행히 우리의 사업아이템이 예비창업패키지에 선정되었고 5천만원가량의 자본금을 조달하게 되며, 이를 통해 2020년 7월 법인을 설립하였다. 이후에도 초기창업패키지(2021년), 재도전성공패키지(2022년) 등 다양한 지원사업에 선정되며 생존을 위한 자본조달을 추진해오게 되었다.

초기 스타트업 치고는 그런대로 여러 기회들을 잘 얻어 온 것 같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지금 생각해 보면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그중 몇 가지를 언급해 본다면, 첫째 지원사업의 금액 규모가 사업을 추진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지원사업들이 적게는 5000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까지도 지원되지만 생각보다 이 돈으로 사업을 준비하고 런칭까지 가기에 우리에게는 정말 부족했다. 아마 다시 시작한다면, 시기별 자금조달 계획을 좀더 철저하게 세우고 정부지원사업에 선정되면 그만큼을 여유자금이 확보되는 것처럼 추진하였을 것이다.

둘째 정부지원사업의 대부분은 대표자 인건비를 직접 지원하지 않는다. 그래서 대표자의 급여는 매출이 나기 전까지는 출자자본금으로 충당하거나, 대부분 미지급하게 된다. 자본금이 충분하거나 또 다른 현금조달 즉, 투자나 융자를 통하지 않고는 이 문제가 결코 해결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창업자들이 이 부분에서 못 견뎌내고 창업을 포기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한가지 더 언급하자면 지원사업에 매몰되는 것이다. (어쩌면 제일 중요한 문제일 수도 있다.)

회사에 고용되어 근로자로 있을 때를 생각해보자. 보통 8개월정도의 기간이면 무언가 기획해서 런칭하기에 부족하지 않은 시간일 수도 있다. 그런데 정부지원사업을 하게 되면, 이 8개월에서 10개월 남짓 되는 기간이 지원사업의 일정계획을 맞춰가고 짜여진 예산을 집행하고 더 나아가 처리한 예산집행에 대한 행정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모하게 된다. 이 부분이 생각보다 나의 본 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굉장한 장애요소가 될 때도 있다.

세부과제를 시작할 때 필요한 서류들을 챙기고, 완료될 때도 많은 부속서류들을 챙겨야 한다. 때로는 계획을 변경할 수도 있는데, 대부분의 지원사업들은 계획의 변경에 있어서도 최소한 한달 남짓의 기간이 소요된다. 이렇게 진행하다 보면 나의 사업을 해가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지원사업의 사업계획을 수행하는 것에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쓰는게 정말 어렵다.

우리가 예비창업패키지를 끝낼 때 많은 허무가 몰려왔다. 과제는 잘 끝냈는데 그것으로 사업화 진척은 거의 없었다. 기회가 되면 다시 이야기 하겠지만, 이 시기가 창업하면서 첫번째 위기였다. 물론 잘 극복해서 현재까지 나름 잘 버텨내고 있지만 만약 이런 경험을 가지고 다시 시작한다면 더 나은 선택들을 하지 않았을까?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선배창업자들과 다양한 멘토들의 도움을 통해 문제들을 해결해 왔다. 아마도 그런 분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극복의 과정이 더 어려웠을 수도 있다. 그래서 창업에 있어 ‘사람’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무쪼록 새롭게 창업하는 분들이 있다면, 정부지원사업을 추진함에 있어서 위에 언급한 몇가지들을 꼭 참고해 보시기를 부탁드리며, 주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분들을 통해 여러 경험들을 꼭 들어보시길 바란다. 그래서 우리와 같은 시행착오를 피해가시기를…

#믹스비전이정길대표 #스타트업 #CEO칼럼 #정부지원사업 #멘토 #예비창업패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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