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5일 오전(현지시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 참석차 방문한 이탈리아 밀라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통화당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시장의 관심은 인하 시점과 폭으로 옮겨가고 있다. 불과 연초까지만 해도 연내 1~2회 수준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에는 이르면 이달부터 인하가 시작돼 연말 기준금리가 1%대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외 주요 기관들은 한국의 기준금리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하고 있다. 0%대 성장률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금리 인하를 통한 경기 부양 필요성이 확대됐다는 진단이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한국은행이 올해 말까지 기준금리를 1.75%까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연 2.75% 수준에서 1.00%포인트 인하가 이뤄지는 셈이다. 일반적인 0.25%포인트 단위 인하를 가정할 경우, 총 4차례의 인하가 필요하다.
제레미 주크 피치 아시아·태평양 신용등급 담당 이사는 “미국의 상호관세가 현실화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을 포함한 아태지역 국가들의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자동차 등 일부 품목은 수출 비중이 크기 때문에 거시경제 전반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수 지표가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플레이션도 안정적이어서 금리 인하 여력이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씨티그룹도 최근 보고서에서 관세 충격으로 인한 성장률 하락이 금리 인하 경로를 더 가팔하게 만들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진욱 씨티 이코노미스트는 ‘한미 통상 협상의 경제적 영향’ 보고서에서 “미·중 간 100% 넘는 상호관세가 유지되고, 미국이 한국에 10~25%의 관세를 부과하는 시나리오에서는 한국은행이 내년 말까지 금리를 최대 1.00%까지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는 총 1.75%포인트 인하로, 0.25%포인트씩 인하할 경우 7차례에 걸친 조정이 필요하다.
보다 완화된 관세 시나리오에서도 총 0.75%포인트 인하가 이뤄질 수 있으며, 내년 말 기준금리는 연 2.00%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은행 내부에서도 금리 인하의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5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점은 의심하지 말라”며 “경기 상황에 따라 금리를 충분히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총재는 '빅컷'(0.5%포인트 인하)에 대해서는 "데이터를 보고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에 따르면, 신성환 위원은 “성장률이 예상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있고, 이에 따라 물가의 하방 압력도 증가하고 있다”며 “큰 폭의 금리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금리 인하의 강도를 결정짓는 변수들도 여전히 존재한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고, 부동산 시장과 가계부채 문제 역시 정책 운용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총재는 “환율이 충분히 안정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며 “한은이 환율을 외면한다는 인상을 줄 경우, 시장이 한 방향으로 쏠릴 수 있다”고 경계했다.
신 위원 역시 “수도권 주택가격의 불안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4월 기준금리는 0.25%포인트 인하에 그치는 것이 적절하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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