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체감하는 경제심리가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조치와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크게 회복됐다. 특히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4년 7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상승하며 경기 회복 신호를 보이고 있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01.8로 집계돼 전월(93.8) 대비 8.0포인트(p) 상승했다. 이는 2020년 10월(12.3p 상승)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이다. 지수는 지난해 10월(101.8) 이후 7개월 만에 다시 100선을 웃돌며 낙관적 심리를 나타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등 6개 항목을 종합해 산출하는 지표로, 100을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장기 평균 대비 낙관적, 그 이하면 비관적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상승세는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 국회 통과와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 유예, 그리고 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기대감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혜영 한국은행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정치적 불확실성과 미국의 관세정책 등 그동안 소비자 심리를 위축시켰던 요인들이 완화되며 심리가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수가 낮았던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고, 향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반영된 측면이 있다”며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세부 지표를 보면, 향후경기전망 지수가 전월 대비 18포인트 오른 91을 기록하며 가장 큰 폭으로 개선됐다. 현재경기판단도 11포인트 오른 63으로 집계됐다. 생활형편전망(97·+5p), 현재생활형편(90·+3p), 가계수입전망(99·+3p), 소비지출전망(108·+3p) 등 다른 항목도 모두 상승했다.
부동산 시장의 심리도 개선되고 있다. 5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11로 전월보다 3포인트 상승하며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는 지난해 10월(116)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향후 1년 뒤 집값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반영하는 지표로, 100을 초과하면 상승을 예상하는 응답자가 더 많다는 뜻이다.
이 팀장은 “수도권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부동산 가격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향후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에 대한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했다. 석유류와 농산물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조사는 5월 13일부터 20일까지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실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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