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 30대 초반 직원 "권고사직 당했습니다"

2월 조직개편으로 사직권고를 받은 직원이 블라인드에 올린 글 확산
"오너는 재계에서 가장 많은 월급을 받으면서 책임은 실무자들에게 전가"
사측은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 개편일 뿐, 퇴직 압박은 없다”는 입장

신진욱 편집인 승인 2023.03.31 10:15 | 최종 수정 2023.06.09 19:44 의견 0

CJ ENM 홉페이지 캡처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CJ ENM 직원임을 인증한 A씨가 ‘오너일가 여러분’이란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올렸다. 이 글은 공유되며 온라인에 퍼지고 있다.

사직권고를 받았다는 그는 "전환배치는 가능하다지만 권고사직을 받은 당사자가 스스로 가야할 곳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며, 이마저도 가능한 곳이 없다"고 썼다. A씨는 "회사가 정한 시간에 퇴사하지 않으면 위로금도 점점 줄이겠다고 회사가 말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제시한 위로금은 '3개월 급여+근로연수의 60%에 해당하는 급여'로 알려졌다.

A씨는 “오너 일가는 대기업에서 가장 많은 월급을 받았다고 하더라. 회사가 어렵고 위기를 헤쳐나가기 위한 노력이라는 게 오직 일을 열심히 하고 성과를 낸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지우는 것 밖에 없는 건가”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CJ ENM은 지난 2월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해 본부 수를 9개에서 5개로 줄였다. 축소된 사업본부의 임직원들이 퇴사하거나 계열사로 자리를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에도 블라인드에 조직개편이 사실상 구조조정이라고 주장하는 글이 올라왔다.

CJ ENM 측은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직 개편의 과정일 뿐, 퇴직 압박은 물론 인위적 인력 감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취임한 구창근 대표는 2월 22일 직원들과의 타운홀 미팅에서 "책임 경영,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조직 내 변화는 불가피하다. 고통스럽지만 생존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조직개편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전자공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CJ ENM의 2022년도 영업이익은 1373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절반 넘게 줄었고, 당기순이익은 -176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신용평가는 회사채 AA-, 기업어음 A1로 최고등급이다.

CJ ENM 지분 1.82%를 갖고 있는 이재현 회장은 CJ ENM에서 작년 41억9800만원의 보수를 받았고, CJ그룹 전체에서 받은 연봉은 221억3600만원으로 2년 연속 재계 총수 중 1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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