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개 외감기업 작년 경영, 한마디로 속빈강정

한국은행, 3만개 외감기업 재무제표 분석한 '기업경영분석'(속보) 발표
매출 두자릿수 늘었지만 수익성, 안정성 나빠져
중소기업 영업이익률 대기업보다 높지만 영업외비용으로 까먹어
비제조업 영위 중소기업 안정성 가장 나빠
중소기업 현금흐름 업체평균 4억원 순유출

신진욱 편집인 승인 2023.06.16 09:57 | 최종 수정 2023.06.17 13:00 의견 0

2022년 법인기업의 수익성과 안정성은 전년에 비해 다소 악화됐다.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은 두자릿수 증가했지만 수익성을 보여주는 두 지표,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 모두 하락했고, 안전성 지표인 부채비율과 차입의존도는 모두 올라 경영실적이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외부감사대상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3만129개사의 개별 재무제표를 분석한 기업경영분석(속보)를 13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국내 비금융 영리법인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기업경영분석 공표(10월 25일 예정)에 앞서 국내 기업의 경영성과를 신속히 제공하기 위한 속보 형태다. 이 보고서의 분석 대상기업 매출액은 10월 보고서 대비 65.1% 수준이다.

보고서를 보면 성장성 지표는 나쁘지 않다. 매출액증가율(17.7%→16.9%)은 소폭 하락했지만 전년에 이어 두자릿수 높은 증가세를 유지했다. 총자산증가율은 10.8%에서 7.8%로 낮아졌다.

반면, 수익성과 안정성 지표는 좋지 않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두 지표 모두 2021년 대비 하락했다. 매출액영업이익률(6.8%→5.3%)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7.6%→5.2%) 모두 5%대로 주저 앉았다. 안정성의 두 지표인 부채비율(101.0%→102.4%)과 차입금의존도(27.6%→28.2%) 역시 모두 전년대비 상승해 외감기업의 안정성 또한 악화된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2022년 중 외감기업의 순현금흐름(업체당 평균)은 2억원 순유입에 그처 전년(16억원)보다 큰 폭 줄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2021년 87억원 순유입에서 지난해 66억원으로 준 탓이다. 이로 인해 현금흐름보상비율(59.3%→40.6%) 역시 하락했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조달된 현금으로 이자비용과 단기차입금을 얼마만큼 감당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지표다. 비율이 높을수록 기업의 단기차입금과 금융비용 상환 능력이 양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성장성

지난해 제조업 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17.7%에서 16.9%로 약간 낮아졌고, 비제조업 기업은 15.3%에서 17.5%로 증가했다.

제조업에서는 '석유정제‧코크스' 업종이 66.9%의 가장 높은 매출액증가율을 보였고, '전자‧영상‧통신장비'(5.4%) 업종이 가장 낮은 증가율을 나타냈다. 비제조업 중에는 전기가스업종의 성장률이 46.8%로 가장 높고, 정보통신업종이 6.8%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대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평균치보다 높은 18.1%로 나타났고, 중소기업은 12.3%의 성장률을 보였다.

총자산증가율(10.8%→7.8%)은 전년보다 하락했지만, 총자산 중 유형자산증가율은 5.0%에서 6.3%로 증가했다.


【표】 주요 성장성 지표

한국은행 제공

수익성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6.3%)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6.3%)이 비제조업(4.2%, 3.8%)을 압도했다.

제조업 중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은 매출액증가율은 가장 낮았지만, 매출액영업이익률(10.2%)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10.8%)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기타운수' 업종이 유일하게 매출액영업이익률(-4.4%)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4.9%) 모두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최하위를 차지했다.

비제조업 중에서는 운수‧창고업종의 매출액영업이익률(14.9%)과 매출액세전순이익률(14.3%)이 가장 높았고 전기가스업종(-15.0%, -15.9%)이 가장 낮았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중소기업(5.5%)이 대기업(5.3%)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은 중소기업(4.7%)이 대기업(5.3%)보다 낮다. 한국은행 보고서에는 없지만 중소기업의 영업외비용(이자비용 등) 증가율이 대기업보다 더 높은 것이 원인이다. 영업은 선방했지만 영업외 비용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표】 주요 수익성 지표

한국은행 제공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수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할 수 있는 정도를 보여주는 이자보상비율(654.0%→455.4%)은 매출액영업이익률이 낮아짐에 따라 하락했다. 영업수익으로 이자비용을 감당할 수 없는 기업 비율은 35.1%로 전년대비 1.0%p 높아졌다.

안정성

제조업 중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업종은 '조선‧기타운수'로 2021년 180.0%에서 지난해에는 239.9%로 상승했다.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의 부채비율(40.6%)이 가장 낮다. 차입금의존도는 식료품 업종이 31.1%로 가장 높고,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이 10.5%로 가장 낮다.

비제조업에서는 전기가스업이 부채비율(361.2%)과 차입금의존도(58.4%) 모두 월등히 높았다. 지난해 에너지 원가 급등에 따른 한전과 가스공사의 실적 악화가 지표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정보통신업종이 부채비율(72.5%)과 차입금의존도(21.0%) 모두 가장 낮았다.

대기업의 부채비율(67.8%→90.7%)과 차입금의존도(23.4%→24.4%)는 전년대비 모두 상승했고 중소기업은 두 지표(166.4%→157.0%, 42.4%→41.2%) 모두 하락했다. 하지만 중소기업은 대기업보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 모두 각각 1.7배 높아 근본적인 안정성이 취약하다. 특히 비제조업종을 영위하는 중소기업의 안정성 지표(224.0%, 47.9%)가 가장 열약했다.

【표】 주요 안정성 지표

한국은행 제공

현금흐름

지난해 조사대상 기업의 평균 순현금흐름은 2억원 순유입을 기록했지만 비제조업은 4억원의 순유출을 보였고, 중소기업도 4억원의 현금이 순유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제조업과 중소기업은 영업활동현금유입보다 각각 2.5배, 2.2배 많은 투자활동현금 유출을 재무활동현금유입으로 메꾼 것을 알 수 있다. 투자활동은 유무형자산, 금융 거래가 포함되고, 재무활동은 부채과 자본계정에 영향을 미치는 거래를 말한다.

중소기업의 악화된 현금상황으로 현금흐름보상비율은 18.1%에 그쳤다. 영업활동으로 들어오는 현금으로 이바지용과 단기차입금의 20%도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표】 현금흐름 관련 주요 지표

한국은행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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