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칼럼 論 I 경영자가 가져야 할 사업성공 2가지 필요조건

첫째, 바른 의사 결정 위한 '열린 귀'
둘째, 대안을 미리 준비하는 '전략 있는 피벗'

신진욱 편집인 승인 2023.02.14 23:16 | 최종 수정 2023.06.15 22:15 의견 0

CEO는 고독한 의사결정자다. 결과의 모든 책임을 홀로 진다. CEO 직함을 쓴 자, 그 무게를 견뎌야 한다. 신중하면 느려지고 빠르면 실수한다.

기자는 2014년 4월부터 많은 스타트업 CEO를 만나 왔다. 대기업의 신사업팀장으로 근무했고, 실제 스타트업 기업부설연구소장으로 일하기도 했다. 2020년 5월부터 2021년 11월까지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미디어 스타트업 창업보육시설 ‘서울미디어랩’ 팀장으로 13개 스타트업과 동거동락했다.

안타깝지만, 지금까지 만났던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폐업했다. 물론 폐업은 실패가 아니다. 다시 도전하고 언젠가는 성공할 수 있는 밑거름이다. 하지만 모든 CEO가 실패에서 배우고 밑거름으로 만들 수 있는 건 아니다. '7전8기'는 아무에게나 일어나지 않는다. 누구에게 일어날지 예측은 가능하다.

경영자의 자질과 덕목을 검색하면 수많은 좋은 단어들이 등장한다. 의지, 도전, 과감, 변신, 실행력, 정직성, 비전제시 능력, 공정성, 지성, 솔직성, 대담성, 신뢰감, 협조성, 창의력, 배려, 결단력, 야망, 자제력, 독립성 등. 이 많은 덕목을 모두 가진 CEO는 존재하지 않는다. 기자의 경험이 말하는 경영자가 가져야 할 사업 성공의 2가지 필요조건은 ‘열린 귀’와 ‘전략 있는 피벗’이다.

비난은 들을 필요가 없지만 비판에는 귀를 열어야 한다. 의외로 많은 CEO가 나만큼 우리회사를 잘 아는 사람이 없으니 남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깊이 사랑하면 넓게 볼 수 없다. 경영자라면 바른 의사결정을 하는데 도움이 될 정보를 사방에서 갈구해야 한다. 네이버나 구글은 우리회사를 모른다. 일반적인 정보만 나열할 뿐이다. ‘쓴소리’를 해 줄 회사 밖 커뮤니케이션은 꼭 필요하다.

"스타트업은 유연한 사업방향 전환인 피벗(pivot)이 강점”이라고들 한다. 피벗의 드라마틱한 성공이 보도되지만 미국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실제로는 피벗이 매우 드물게 일어났고 대부분의 스타트업이 기존 전략 위에 점진적으로 새로운 전략을 추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변화에 대한 불안이 변화의 불씨를 꺼버린 것이다.

많은 경영자가 오해한다. 피벗은 싹 갈아엎는 게 아니다. 피벗의 사전적 의미는 ‘턴이나 균형을 잡는데 도움이 되는 고정축’이다. 농구에서 선수가 한 발은 고정한 채 다른 발을 이리저리 돌려 방향을 바꾸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스타트업은 몸집이 가볍기 때문에 빠르고 변신이 가능하다. 중견기업, 대기업과 경쟁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다. 단, ‘전략 있는 피벗’이어야 한다. 트렌드가 바뀌었으니, 뭔가 잘 안되는 것 같아서 해 보는 피벗은 리소스의 낭비와 조직원의 사기 저하만 불어온다. ‘전략 있는 피벗’이란 현재의 프로젝트가 궤도를 벗어났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이유 있는 대안이다. 경영자의 머릿속에 항상 정리돼 있어야 한다. 전략에 따른 피벗은 새로운 도전을 가능케 하고 조직원을 동기부여한다.

‘열린 귀’와 ‘전략 있는 피벗’을 가졌다면 이제 충분조건만 채우면 된다. 성공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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