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은 베꼈다고 주장하고 대기업은 아니라고 발뺌

5개 피해 주장 스타트업이 참석한 기자회견 열려
법률 개정, 범부처 협의체 구성, 건전한 기술거래 등이 해결 방안으로 제시돼

신진욱 편집인 승인 2023.04.19 17:03 의견 0

공익 재단법인 경청은 18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대기업 아이디어 탈취 피해 를 주장하는 스타트업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경청은 아이디어, 저작권, 기술 분야 등에서 권리 탈취를 당한 중소기업에 무료법률대리, 무료법률자문, 언론연계 이슈 대응지원, 행정기관 연계 행정조사지원, 조정기관 연계 조정지원, 입법기관 연계 국회 청원지원 등을 제공하기 위해 설립된 순수 민간 공익법인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대기업이 아이디어와 기술을 탈취했다고 주장하는 5개 피해 중소기업이 참석해 현재 분쟁상황을 공유하고 제도개선 및 분쟁해결을 촉구했다.

영양제 디스펜서 아이디어를 도용당했다며 롯데헬스케어와 분쟁중인 알고케어 정지원 대표는 "아이디어 도용과 기술 탈취는 법적으로 풀기에는 시간적 비용뿐만 아니라 입증 책임에 한계가 있다"며 대기업이 지식재산권을 존중하지 않는다면 중소기업의 기술개발 의지를 꺽는 일이자 사회적 책임을 저버리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디지털 타투 디바이스인 프링커를 개발한 스타트업 프링커코리아는 올초 LG생활건강이 MWC2023에 출품한 미니 타투 프린터 '임프린투'가 자사 제품의 기술과 서비스 콘셉트를 그대로 베꼈다고 주장해왔다. LG생활건강은 오히려 프링커코리아를 개인정보보호 위반, 명예훼손,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프링커코리아 윤태식 대표는 "아이디어 도용이 반복되고 있음에도 법적 판례조차 없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키우소 방성보 대표는 농협경제지주와 분쟁 중이다. 키우소는 한우·젖소 농가의 목장 기록관리를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다. 2020년 5월 출시됐다. 방 대표는 2021년 11월 농협경제지주가 내놓은 목장관리 앱 ‘NH하나로목장’이 키우소를 베꼈다고 주장한다. 반면 농협경제지주는 키우소가 나오기 전에 이미 관련 앱 개발을 추진 중이었다며 반박했다.

카카오헬스케어와 혈당관리 플랫폼으로 분쟁중인 닥터다이어리 송제윤 대표는 상시적으로 발생하는 대기업의 갑질과 영업비밀 및 특허침해를 방지하기 위해 대통령 또는 국회 직속의 상설기구 설치를 요청했다.

신용카드간 P2P 결제 서비스를 두고 신한카드와 다툼 중인 팍스모네 홍성남 대표는 "대기업이 소송을 남발해 중소기업의 특허를 무력화 하려는 시도는 사회적 부조리"라고 비판하고, "손해배상 산정 기준의 현실화와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것"을 요청했다.

행사를 주관한 공익 재단법인 경청 박희경 변호사는 “부정경쟁방지법상 아이디어 및 성과물 침해 형사처벌 규정 신설과 함께 행정조사 범위를 성과물 침해까지 확대하고 아이디어 침해와 데이터 부정 사용으로 위법성이 인정되면 시정권고를 넘어 시정명령까지 실효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중소기업의 아이디어 및 기술침해 발생 시 상설 범부처 협의체를 구성하고, 아이디어, 성과물, 데이터 등에 대한 객관적 가치평가를 위한 평가기관을 마련해 건전한 기술거래 질서를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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