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두 대형 자동차 제조사인 혼다와 닛산이 23일 합병 추진을 공식화하며, 전 세계 자동차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 합병은 내연기관 차량에서 전기차로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두 회사가 직면한 경영 효율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특히, 중국의 BYD와 미국의 테슬라와 같은 글로벌 경쟁자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혼다와 닛산은 협력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치다 마코토 닛산 사장은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해 시장 판도를 바꾸고 있는 가운데 판매 점유율을 늘리는 목적만으로는 100년에 한 번으로 불리는 변혁기를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자동차 산업의 환경 변화에 대한 인식을 반영한 발언으로, 두 회사가 합병을 통해 새로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미베 도시히로 혼다 사장 또한 "양사가 모빌리티 변혁을 이끌어가는 존재가 되려면 일부 분야가 아니라 대담한 변혁이 필요하다는 인식을 공유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현재 자동차 산업은 중국과의 경쟁 격화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닛산은 2020년 연간 세계 생산능력이 700만대였으나 현재는 50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닛산은 지난 11월 실적 부진으로 인해 세계 생산능력의 20%와 직원 9천명을 줄이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독일의 폭스바겐은 자국 내 공장 폐쇄를 고려하고 있으며, 미국의 포드도 대규모 해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러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위기 속에서 혼다와 닛산의 합병은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혼다와 닛산의 합병이 성사될 경우, 두 회사는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글로벌 완성차 3위 그룹으로 올라설 수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혼다는 398만대를 판매해 세계 7위, 닛산은 337만대를 판매해 세계 8위를 기록했다.
두 회사의 합병으로 총 판매량은 735만대에 달하게 되며, 이는 1위 도요타(1천123만대)와 2위 폭스바겐(923만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3위 현대차그룹(730만대)을 초과하는 수치다.
합병 추진 계획에 따르면, 혼다와 닛산은 2026년 8월에 새로운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그 산하에 들어가는 형태로 경영 통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양사는 지주사의 자회사가 되며, 각각 상장도 폐지할 계획이다.
협상은 내년 6월 최종 합의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협력사 재구축 등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어 성사 여부는 불확실하다.
미베 혼다 사장은 "경영통합 검토를 정식으로 개시하는 단계이지 실현까지는 논의해야 할 사항들이 있다"며 "솔직히 말하면 성취하지 못할 가능성이 제로는 아니다"라고 언급했다.
과거 닛산 회장을 지낸 카를로스 곤은 이번 합병 추진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보였다. 그는 "양사 기술 등이 중복된다는 점을 지적하며 통합이 실현되더라도 성공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곤 전 회장은 오히려 대만의 폭스콘이 닛산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에 대해 "매우 흥미롭다"는 반응을 보였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폭스콘 측은 닛산 지분 36%를 보유한 프랑스 자동차 업체 르노와의 지분 인수 협상을 위해 대표단을 파견했으나,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으로 인해 당분간 지분 인수 추진을 보류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혼다와 닛산의 합병 추진은 단순한 경영 통합을 넘어, 자동차 산업의 미래를 위한 대담한 변혁의 시작이 될 수 있다. 두 회사가 협력하여 전기차 및 자동차 소프트웨어 개발 등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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