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좋은기업’으로 성장해 미래를 주도할 여성 경영자 100인을 릴레이 인터뷰하는 창간특집기획 ‘100인 미녀’. 옹골지게 사업체를 키워가고 있는 여성 경영자의 도전과 성공, 가끔은 실패했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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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사람 1000만명이 시술 받았다는 반영구화장. 업계 종사자는 30만명에 달하고 시장규모는 2조원에 이른다. 하지만 의사에게 받지 않았다면 불법이다. 30년전인 1992년 대법원이 반영구화장 시술을 ‘의료행위’로 규정했기 때문이다.
현재 7개 관련 법안이 발의된 상태다. 국가인권위원회도 법안을 신속히 처리할 것을 권고했다. 보건복지부는 광주광역시를 K-타투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다. 의료계는 당연히 반발한다.
반영구화장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성신여대 외래교수를 겸하고 있는 ㈜조앤미디자인아카데미 권선미 대표(51)를 만났다.
권 대표는 2005년 반영구화장 시술을 시작했고 2008년 반영구화장 시술자를 교육하는 ‘조앤미디자인아카데미’를 설립했다.
◇ 창업 이야기
“언제, 어느 순간, 왜 반영구화장이라는 사업 아이템이 떠올랐나요?”
“28살에 아프리카로 봉사활동을 갔어요. 독일에서 3일간 경유했는데 유연히 반영구화장 시술하는 걸 봤죠. 엄청난 문화적 충격을 받았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음지에서 알음알음 받는데 독일에서는 당당한 직업으로 남자들도 많고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방송에도 출연한다는 거예요. 결혼을 하고 할 일을 찾다 독일에서의 그 기억이 떠올랐어요. 머릿속에 강하게 각인돼 있었던 것 같아요.”
반영구화장 시술가에 도전하고 싶었지만 사회적 인식이 너무 안 좋아 선뜻 나설 수 없었다. 시부모님은 어떻게 생각하실까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세미퍼머넌트메이크업(반영구화장)에 대한 끌림이 워낙 강해 결심했다. 그런데 우리나라에는 반영구화장 시술법을 제대로 가르쳐 주는 곳이 없었다.
“아이템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창업을 결심하기 쉽지 않은데 창업하게 된 결정적 계기나 이유는 무엇이었나요?”
“나름 시장조사를 했는데 이건 블루오션이라는 확신이 있었어요.”
25살 목욕탕에서 눈썹 문신을 하고 3년 뒤 독일에서 전문적인 반영구화장을 경험하고 결혼 후 그 때 강하게 각인됐던 반영구화장으로 창업을 한다. 블루오션을 찾았다는 확신이 든다면 위험을 감수하면서 도전하는 것이 바로 창업가정신이다.
권선미 대표는 목욕탕에서 이뤄지던 반영구화장을 숍으로 끌어낸 개척자이자 체계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만든 최고 전문가다.
“조앤미라는 회사명은 삶의 동반자이자 사업의 동반자인 남편 이름과 대표님 이름을 합쳐 만든 거죠?”
“네, 그런데 ‘조앤미’에는 아름다움을 창조한다는 의미도 있어요.”
“저는 대표님 성함이 선미니까 선으로 아름다움을 만드는 운명이 이미 이름에 나와있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물론 선의 한자는 다르겠지만요.”
“처음부터 아카데미를 하신 건가요?”
“아니요. 처음에는 아카데미는 꿈도 꿀 수가 없었어요. 내가 완벽한 전문가가 되기 전에 남을 가르칠 순 없는 거잖아요. 시술을 많이 하면서 스킬과 노하우를 쌓아갔죠.”
권 대표는 2007년 다시 독일로 향한다. 아카데미를 열기 전에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독일의 ‘컨투어메이크업(반영구화장)’ 기술과 교육 커리큘럼을 직접 체험하고 배우기 위해서다. 풍부한 시술 경험과 독일연수로 익힌 전문기술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2008년 ‘조앤미디자인아카데미’를 설립한다. 어깨너머로 익히던 반영구화장 시술을 체계적으로 교육하기 위한 노력은 2017년 석사, 2020년 박사학위 취득으로 이어진다.
“창업 초기에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나 사건은 무엇이었나요?”
“주변사람들의 인식이 저를 계속 힘들게 했어요. 그러다 문득 깨닫았죠. 먼저 나부터 인식의 벽을 넘어야 한다. 나와의 싸움이었어요. 제 스스로가 직업에 귀천이 있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거예요. 내 자신부터 그 편견의 산을 넘어야만 한다는 걸 깨닫게 됐죠.”
“편견 극복만큼 힘들었던 게 마케팅이었어요. 숍을 홍보해야 하는데 지금처럼 SNS가 있던 시절이 아니니까 전단지를 직접 나눠줬어요. 점심시간에 사무실 건물 앞에서 직장인들에게 전단지를 나눠주는데 저를 아래위로 훑어보고 전단지를 그냥 버리는 사람들도 많았죠.”
그 때 권 대표의 마음 근육을 강하게 만든 사건이 있었다. 전단지를 받은 한 젊은 사람이 그가 보는 앞에서 전단지를 쫙쫙 찢어 길에 그냥 버렸다. 묵묵히 찢어진 전단지를 주우면서 권대표는 다짐한다.
‘찢어진 전단지를 줍는 나를 내가 부끄럽게 여기면 진짜 부끄러운 사람이 되는 것이다. 멀지 않은 미래에 나는 분명히 달라져 있을 것이다. 쉽게 예약할 수 없는 반영구화장의 최고 전문가가 반드시 되고 말겠다.’
그 날 권선미 대표는 그토록 넘기 힘들었던 편견과 따가운 시선의 높은 벽을 마침내넘었다.
◇ 현재 경영 이야기
“지금 사업 10단계 중 몇 단계쯤 와 있다고 생각하세요?”
“지금 8단계쯤 아닐까 생각해요. 왜냐하면 이제는 모든 부분에서 기반이 다져져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수료생만 5천 명 넘게 배출했어요.”
“8단계까지 오면서 사업의 운이나 타이밍이 크게 작용을 했다고 생각 하세요?”
“처음 창업했을 때 블루오션이라는 건 확신했지만 이렇게까지 큰 시장이 열릴 거라고는 상상을 못했어요. K-팝 열풍 전에 K-뷰티 열풍이 있었어요. 2014년이 정점이었죠. 그런 트렌드는 제가 만들 수 있는 게 아니잖아요. 100년에 한 번 올까 말까 하는 타이밍에 올라탄 게 행운이었죠. 제가 20년 전에 태어났다면 아무리 실력이 좋았더라도 이런 걸 누릴 수 없었겠죠.”
‘조앤미디자인아카데미’는 2010년부터 제주특별자치도에서 동남아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K뷰티 반영구화장 아카데미를 운영했다. 한 번에 500명씩 가르칠 만큼 대성황을 이뤘다. 직원이 28명이었고 한달 매출이 5억원에 달할 정도로 사업이 번창했다.
“지금까지 경영하면서 기뻐서 눈물 흘렸을 때는 언제였나요?”
“큰 교통사고를 당해 얼굴을 많이 다친 여자분이 찾아왔어요. 사고로 가장 자신 있었던 입술이 가장 흉하게 변해 엄청난 콤플렉스와 우울증까지 겪었다고 하더군요. 입술을 132바늘 꿰맸는데 병원에서는 입술에 색감을 못 넣는 거예요. 정말 정성을 다해 입술에 시술을 했어요. 달라진 입술을 보며 단순히 입술만 예뻐진 게 아니라 마음의 상처까지 치유됐다며 울더군요.”
“또 한 번은 중학교 2학년 여학생이 엄마랑 왔는데 무모증이었어요. 얼굴에 아무 표정이 없고 마음에는 적대감이 가득하더라고요. 디자인을 잡는데 저도 모르게 마음에서 굉장히 눈물이 났어요. 저도 아이를 키우는 엄마로서 이 아이가 얼마나 마음에 상처를 입었을까, 얼마나 놀림을 받았을까… 시술하는 내내 마음이 치유되고 당당해지라며 혼을 불어넣었어요.”
권 대표는 어느 수강생과의 인연도 이야기 했다. 도박과 가정폭력으로 이혼하게 된 여자 수강생이 3개월 내내 서울과 광주광역시를 오가며 과정을 수료하고 전라북도 어느 도시에 창업을 했다. 그는 수강 후기에 권 대표를 인생의 은인이라고 했다.
“좋은 일만 있진 않았을 텐데, 경영하면서 힘들어서 눈물 흘렸을 때는 언제였나요?”
“2012년에 있었던 일이에요. 언니가 수강하고 여동생까지 우리 아카데미에서 수강을 했어요. 제가 병원 취업까지 소개해줬죠. 그런데 얼마 뒤 우리 회사 근처에 자매가 창업을 한 거예요. 규모면에서 우리를 이길 수 없으니까 거짓말로 음해하고 흑색선전하는 마케팅을 정말 더티하게 하는 거예요. 맘고생을 얼마나 했는지 한달만에 우리 부부 모두 몸무게가 5킬로나 빠졌어요.”
권선미 대표는 타격도 받고 배신감도 컸지만 그럴수록 의연해지자 다짐하고 독일 전문가들을 초청해 2012년 8월 국내 최초로 컨투어메이크업 국제기술 교류 세미나를 개최한다. 100여명의 국내 반영구화장 전문가들이 참가신청을 했다. 그 자매도 참가신청을 했지만 권 대표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그때가 사업에서 가장 슬럼프였나요?”
“5천명 제자를 양성하다 보니 또 이런 사람도 있고 저런 사람도 있어요. 결국 모든 게 다 사람 문제로 귀결되는 거 같아요. 기술에 대한 슬럼프는 없어요. 지금도 너무 재미있죠. 하지만 최선을 다해 가르쳤던 제자들이 욕심 때문에 뒤통수 치는 걸 당하니 슬럼프에 빠지고 회의감이 들었죠.”
“경영하면 받는 스트레스는 어떻게 푸나요?”
“기도를 많이 해요. 나만의 명상 시간이죠. 그리고 멘토 목사님들과 소통하면서 마음이 추락하려 하면 다시 일으켜 세우면서 지금까지 왔어요.”
“지금까지 사업을 하면서 아! 이거는 좀 실패였네 하는게 있나요?”
“실패라기보다는 내가 시류에 타협을 하고 냉정한 사업가가 됐어야 했나 후회가 남았던 적이 있어요. 튼살에 반영구화장 시술하는 기술을 가르쳐 달라는 요청이 엄청 많았어요. 그런데 튼살 화장은 나중에 교정이 안돼요. 그래서 저는 안 했어요. 그 때 튼살 반영구화장을 가르친 학원들은 단기간에 돈을 엄청 벌었죠. 도덕적으로는 안 했던 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경영적으로 조금 아쉬움이 있어요, 솔직히.”
◇직원 이야기
“직원을 뽑을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게 뭔가요?”
“기술은 내가 고쳐줄 수 있지만 그 사람 마음의 근본적인 결은 바꿀 수 없어요. 그래서 인성을 제일 먼저 봐요. 저는 교육생 중에서 직원을 뽑기 때문에 교육생들을 예의주시해요. 인성이 좋은 사람은 눈에 딱 들어와요.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있는 사람을 최우선으로 뽑습니다.”
“직원과 소통을 잘하는 특별한 비법 같은 게 있나요?”
“먼저 내가 언제 가장 마음을 열고 기분이 좋았나 생각해 보는 거예요. 그 때 들었던 말과 했던 행동을 직원들에게 하는 거죠. 그리고 저는 상대방을 칭찬할 거리를 먼저 찾아요. 헤어스타일이나 패션을 칭찬하면 젊은 직원들이 마음을 열어요. MZ세대 직원관리가 솔직히 자식 키운 것 보다 더 힘들어요.”
“직원 입장에서는 열심히 일하면 받게 될 실질적인 보상이 가장 중요하잖아요. 보상의 기준이나 원칙이 있나요?”
“성과와 능력에 따라 개인별 보상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저는 금전적 보상뿐만 아니라 직원들에게 내가 걸어왔던 발자취를 압축해서 전수해줘요. 커리어를 쌓게 하는 거죠. 직원들 꿈은 언젠가 자기 숍을 오픈하는 거예요. 우리회사에 있으면서 돈 들이지 않고 커리어를 쌓을 수 있는 기회와 핵심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경영자 수업을 미리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습니다.”
“직원 중에는 팀워크를 해친다든가 업무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반드시 있기 마련인데 어떻게 관리하는지요?”
“반영구화장이라는 업은 실력이 떨어지면 스스로 주눅들게 돼요. 제가 지적하거나 나무라기 전에 본인의 스킬이 발현되지 않으면 조직 내에서 존재감이 없어요. 부단히 노력해 스스로 존재감을 찾을 수 있게 격려하고 돕는 게 대표로서 제 역할인 것 같아요.”
“직원들에게 어떤 CEO가 되고 싶나요?”
“이 일을 진정 즐기고 뿌듯함을 느끼기까지 저도 오랜 세월 노력해 왔어요. 직원들도 제가 걸어온 길에서 영감과 동기부여를 받길 바라요.”
◇ 경영철학과 미래 이야기
“앞으로 특별한 경영계획이 있나요?”
“반영구화장은 사회적 기여와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해 왔는데 지금은 시대가 바뀌었잖아요. 사회적 책임을 생각하는 기업으로 성장하는 게 미래 계획입니다. 아직 발전이 안된 국가에 가서 쉽고 간단한 반영구화장 기술을 가르쳐 주고 시술도 해주는 봉사를 가끔 하고 있어요.”
“우리는 반영구화장을 단순히 예뻐지고 편해 지려고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만 사람마다 아픔이나 사연이 있어요. 화상환자가 사람들 앞에 당당하게 얼굴을 드러낼 수 있게 돕는 일은 너무 보람되고 사회적으로도 가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얼마전에 80대 할머니가 반영구화장 시술을 받으러 오셨어요. 친구 장례식에 갔는데 옛날 잘못 한 눈썹 문신 때문에 영정사진이 너무 무서워 보였답니다. 할머니는 당신이 돌아가셨을 때 자식이나 손주들이 내 얼굴을 보고 무서워하면 안 되니 이제라도 곱게 반영구화장을 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ESG경영이라는 단어를 쓰지는 않았지만, 경영자가 회사나 개인만의 이윤추구를 넘어 주변을 돌아보며 사회를 따뜻하게 만드는데 관심을 갖는 게 바로 ESG경영의 실천이다.
“경영자라면 꼭 갖춰야할 덕목이 뭘까요?”
“사고를 깊이 해야 됩니다. 직원이 많다 보면 쉽게 보이지 않는 디테일들이 많아요. 작은 것을 간과하지 않고 전체를 봐야 되기 때문에 경영자는 신중하고 깊게 사고해야 합니다. 그리고 포용력도 있어야 해요. 대표라면 상황에 따라 직원의 실수를 알고도 모른 척 감싸줄 수 있어야 합니다. 제가 시행착오를 겪어봤기 때문에 잘 알아요. 마지막으로 소통이 엄청 중요해요. 대표가 직원들 세워 놓고 훈계하는 스피치하던 시절은 이제 지났잖아요. 귀를 기울여야 되고 경영자가 오히려 더 많이 들어야 돼요.”
“다시 창업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바꾸고 싶은 게 있는지요?”
“다행히 후회는 없어요. 사업이 나름 잘 여기까지 굴러 온 덕분에…”
“20년 가까이 반영구화장이라는 사업을 해 오셨는데, 만약 더 이상 이 아이템이 아니라는 판단이 든다면 과감하게 사업분야를 바꿀 수 있을까요?”
“일단 창업한 아이템을 충분히 맛봐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충분히 맛보려면 집중하고 올인해야 돼요. 그러다 보면 부수적으로 파생되는 새로운 아이템들이 보여요. 제가 반영구화장을 계속 해왔기 때문에 만약 본 사업이 위기를 겪는다면 시술에 쓰이는 제품 개발 같은 파생사업을 동시에 추진하면서 기업의 본류는 계속 유지할 겁니다.”
“한우물만 파는 것과 사업을 다각화하는 것 어느 쪽에 찬성하나요?”
“다각화를 할 만큼 실력과 경험을 쌓을 때까지는 한우물을 파고 나서 혜안이 생기면 그때는 사업을 다각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요즘은 특히나 사업 다각화가 트렌드이기도 하고요.”
“기업가치 1조원의 유니콘 기업이 되면 하고 싶은 일 1순위는 무언가요?”
“마음근육이 단단해 지도록 가르치는 마인드 교육 대학을 설립하는 게 꿈이에요. 사람을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건 결국 근본 마음의 세계라고 생각을 해요. 마음의 프레임을 바꿔주는 사업이 제가 진짜 하고 싶은 거예요. 일체 돈을 받지 않고 100% 사회에 기여하는, 사람의 마음을 바로 키우는 일을 할 겁니다.”
“예비 창업자들에게 창업 선배로서 이거 하나만은 꼭 기억해라 조언한다면?”
“자기관리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하고 싶어요. 사업은 할수록 마인드 컨트롤과 자기관리가 중요해요. 그래야 기업이 오래갈 수 있어요. 마음이 잘 자라도록 물을 주는 게 필요해요. 자신과 대화하고 하루에 30분이라도 책을 읽으세요. 그리고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조언을 해줄 수 있는 조력자와 멘토를 꼭 만드세요.”
마지막으로 반영구화장 합법화에 대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고백하자면 기자도 몇 년 전 눈썹 반영구화장 시술을 받았다. 그 땐 몰랐지만 어쨌든 불법 의료행위를 받은 것이다.
의료계는 반영구화장이 바늘로 피부에 상처를 내는 의료행위라고 주장한다. 그런데 국가인권위원회는 의사만 문신을 수행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고 의료행위와 별개로 별도의 미용적 전문성이 필요하다며 법안을 신속하게 입법하라는 권고 결정을 내렸다.
“국회의원들이 여러 번 법안 발의를 했는데 아직까지 입법이 안되는 가장 큰 이유가 뭔가요?”
“시장규모가 2조원이나 되니 이해집단들이 서로 시장을 뺏기지 않으려는 이권다툼이죠.”
반영구화장은 피부의 얕은 층인 각질층에 스크래치를 내고 일회용 바늘과 무해한 염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의료행위로 규정하는 건 과도하다는 게 권선미 대표의 주장이다. 매일 지우지 않아도 되는, 좀 오래가는 화장이라는 것이다.
국가 자격증을 신설하고 필요하다면 시술가들이 전문기관에서 관련 의료교육을 받게 해 합법적이고 전문적인 시술을 할 수 있는 환경이 하루빨리 이루어지기 바란다고 했다.
일본 대법원은 2018년 문신 합법 판결을 내렸다. 우리나라는 국회가 손을 놓고 있는 사이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반영구화장은 불법이지만 시술가들은 ‘문신서비스업’이라는 업종으로 사업자등록을 할 수 있다. 국세청은 아직 합법화되지 않은 사업에 업종코드를 부여하고 사업자로 인정하고 있는 셈이다.
업계간 의견 조율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의료계는 병·의원 내에서만 시술하도록 법에 규정하자는 입장이고 반영구화장 업계는 단독시술이 허용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천만 명이 넘는 국민이 반영구화장을 시술 받고 주기적으로 리터치를 하는데도 정부나 국회는 이해 관계자들 눈치 보느라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눈썹 반영구화장 하신 국회의원 여러분! 합법적으로 의사에게 시술 받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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