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송년회에서 만난 중소기업 CEO 3人

“코로나에도 온라인 판매만으로 연 매출 10억원 달성”
“2023년 꿈은 로또 1등에 당첨돼 회사 빚 갚고 시설 늘리는 것”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제품 홍보하는 게 2023년 계획”

신진욱 편집인 승인 2022.12.22 22:02 | 최종 수정 2023.05.27 12:16 의견 1

중소벤처기업부 통계를 보면 2020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수는 681만 2342개입니다. 전체 기업의 99.9%가 중소기업입니다. 하지만 매출액은 전체의 47.2%로 절반이 되지 않습니다.

정부는 중소기업이 대한민국 경제의 버팀목이라는 표현을 즐겨 씁니다. 숫자가 많다고 버팀목이 될 수 있을까요? 작은기업 경영의 어려움을 알리 없는 공무원이 머리로 만들어낸 거북한 표현입니다.

세밑 어느 중소기업인 모임의 송년회를 현장취재했습니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서울 도심은 너무도 조용했습니다. 경기침체는 연말 분위기를 납치해 갔고, 코로나-19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지 못한 중소기업, 소상공인을 더 가파른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취재한 모임은 글로벌 비즈니스 네트워크의 한국챕터입니다. 적지 않은 연간회비를 내야 회원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서로의 영업사원이 되어준다’는 슬로건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송년회라지만 흥청망청한 분위기는 1도 없습니다. 회원들과 초대받은 경영자들은 처음 만난 사람과도 스스럼없이 인사하고 명함을 주고받습니다. 자기 사업을 열심히 알리고 상대방의 쓰임새를 재빨리 속으로 셈합니다. 경영자의 비즈니스에는 퇴근시간이 없습니다.

세 명의 CEO를 만나 2022년을 보내는 소감과 2023년의 계획과 목표를 들어봤습니다. 화장품 제조판매를 시작한지 1년차라는 파인월드 장보경 대표는 “기초 화장품이고 온라인 판매만 한 덕분에 코로나에도 오히려 매출이 늘었다”면서 “광고는 전혀 하지 않고 품질과 가성비에 주력하는 전략이 먹혀 올 해 매출은 10억원 정도”라고 했습니다. “아마존 매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내년에는 24억원 매출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에는 성공의 자부심과 격무의 피곤함이 공존했습니다.

파인월드 장보경 대표 ⓒ신진욱


정일ENG 정준희 대표는 구슬 아이스크림이나 살얼음 맥주를 만드는 업소용 특수 냉동고 제조업체 CEO입니다. “코로나-19로 요식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냉동고 업체들도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는 그는 “그나마 올 해 신규매장 오픈이 늘어나면서 회복세로 돌아서 다행”이라며 “로또 1등에 당첨돼 회사 빚도 갚고 시설도 늘리게 게 내년 꿈”이라고 말했습니다.

정일ENG 정준희 대표 ⓒ신진욱


상패업을 가업으로 잇고 있는 상패조 조용성 대표는 “올 해는 어떻게든 버티는 게 목표였는데 연말에 갑자기 주문이 밀려 새벽 4시에 출근한다”며 밝게 웃었습니다. “내년에는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홍보에 집중할 계획”이라는 그는 “이 사업은 인맥관리와 홍보가 가장 중요하다”며 서둘러 다른 테이블로 인맥관리에 나섰습니다.

상패조 조용성 대표 ⓒ신진욱


취재현장에서 만난 대한민국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한결같이 경기가 불황이고 사업이 어렵다고 했습니다. 나라의 버팀목이 되기에 앞서 자기 사업을 위한 버팀목이 먼저 필요해 보였습니다. 취재를 마치고 다시 나선 도심의 거리에는 여전히 크리스마스 캐롤도 연말 인파의 왁자지껄함도 들려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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