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칼럼 論 I 교촌에프앤비 93.7% 배당성향 논란에 붙여

대주주에 34억원 배당하고 치킨값 3000원 인상한 교촌
순이익의 93.7%를 배당하는 이례적 결정으로 논란 불러 와

신진욱 편집인 승인 2023.04.09 15:10 | 최종 수정 2023.06.15 22:12 의견 0

주식회사는 자본주의의 꽃이다. 회사의 미래가치와 성장가능성에 투자한 주주들의 자본금이 씨앗이 되고 경영진은 이익을 창출해 주가상승과 배당으로 주주에게 환원한다. 기업의 경영실적과 주주 가치가 동반성장하는 선순환이 회사를 계속 성장시킨다.

ⓒPixabay

‘주주를 위한 경영’은 반짝 주가상승이나 일회성 배당이 아니다. 지속적인 주가상승과 예측 가능한 배당수익률이 자본주의의 안정성과 선진성을 보여준다.

지난 3일 교촌치킨이 3000원 가격인상을 단행했다. 배달료를 합하면 치킨 3만원 시대가 코 앞이다. 인상이유는 항상 뻔하고 똑같다. “임차료와 인건비, 각종 수수료 등 운영비용에 최근 원자재 가격까지 크게 올랐다. 가맹점 영업환경 개선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항변이다.

교촌에프앤비 홈페이지 캡처

오너 친인척 갑질 논란이 있자 경영혁신을 이유로 물러났던 권원강 회장은 2022년 12월 회장직에 복귀했다. 코스피 상장사인 교촌에프앤비는 창업주 권 회장이 회사 지분의 69.2%를 갖고 있다.

교촌에프앤비는 주당 200원씩, 50억원에 달하는 배당을 결정했다고 2월 13일 공시했다. 권 회장이 받게 될 배당금은 세전 약 34억원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78.5% 감소한 약 53억원이다. 배당성향이 93.7%에 달한다. 우리나라 상장사의 배당성향은 평균 27%다. 미국도 41.0가 평균치다.

대주주 1인 지분이 70%에 달하는 기업이 2019년 6.8%에서 3년 만에 93.7%로 배당성향을 급격히 높인 건 배당금 총액을 유지하기 위한 궁여지책이라는 합리적 추론이 가능하다.

교촌 에프앤비의 이번 배당 결정으로 순이익 대부분을 주주에게 배당하고 치킨가격을 인상해 소비자에게 부담을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교촌 관계자는 언론에 "소액 주주 권리 보호 차원에서 배당을 진행했다. 시가배당률은 2.1% 수준으로 과도한 배당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지난 2021년 권 회장은 가맹점주들에게 100억원 상당의 주식을 증여한 바 있다. 그 때 가장 많은 600주를 증여 받은 가맹점주들이 이번에 받게 될 배당금은 세전 12만원이다. 12만원의 배당금으로 소액주주의 권리보호가 될지 의문이다.

권 회장은 대주주일 뿐 아니라 이사회 의장이다. 당기순이익을 투자나 가맹점 지원 등에 쓰지 않고 거의 대부분 배당하는 건 회장직에 복귀하면서 강조했던 ESG경영과도 맞지 않다.

순이익이 준만큼 배당성향을 높일 것이 아니라 경영실적을 개선해 배당수익률 자체를 높이는 게 정도(正道)경영이자 경영자의 책임이다. 주주 배당은 주식회사의 목적이 아니라 결과물이다. 기업의 가치를 높이면 주가상승과 배당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진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1%대로 떨어진 영업이익률이 반짝 반등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배당과 가격 인상이 맞물려 여론이 악화되고 교촌치킨에 대한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이 급격히 커질 가능성이 높다. 소비자가 떠나가면 아무리 가격을 올려도 경영실적은 회복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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