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VE GUYS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

파이브가이즈 운영사인 에프지코리아가 최근 삼일회계법인에 매각주관사로 선정한 가운데 국내 프리미엄 수제버거 시장이 한계에 봉착했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경기 불황과 물가 상승 속에서도 외식업계의 고급화 흐름을 견인해왔던 프리미엄 버거 브랜드들이 잇따라 수익성 악화를 겪으며 전략 수정에 나서고 있다. 시장에선 프리미엄 전략 자체보다는 ‘프리미엄이라 주장했던 논리’에 대한 소비자의 냉정한 평가가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표적 사례는 미국 정통 수제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Five Guys)’다. 2023년 한화갤러리아 자회사인 에프지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진출했으나, 2년 만에 매각설이 불거졌다. 최근 유통업계에 따르면 에프지코리아는 투자안내서를 배포하고 지분 매각을 추진 중이다.

국내에 진출한 또 다른 글로벌 브랜드 ‘쉐이크쉑’도 고전 중이다. SPC가 운영하는 쉐이크쉑의 운영사 빅바이트컴퍼니는 지난해 1,065억 원의 매출에도 불구하고 19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 회복에 실패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들 브랜드의 부진을 단순한 경기침체 탓으로만 돌리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브랜드가 소비자 경험보다는 수익 모델에 초점을 맞춘 채 시장에 진입했다”며 “국내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와 외식 시장 규모를 과소평가한 전략적 오류가 치명적이었다”고 말했다.

실제 파이브가이즈와 쉐이크쉑 등은 직영점 위주의 운영 방식을 고수하면서 고정비 부담이 커지는 구조를 유지해왔다. 단품 가격이 1만원 이상, 세트 메뉴는 2만원에 육박하는 고가 정책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느끼는 체감 가치는 이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미국 본사의 운영 매뉴얼을 그대로 적용하면서 브랜드 간 콘셉트 차별화에도 실패했다.

브랜드 간 전환 비용이 낮아진 것도 충성 고객 확보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유사한 메뉴 구성과 인테리어, 조리 방식은 브랜드 정체성을 모호하게 만들었고, 마케팅 초기 효과가 사라지면 매출이 급격히 둔화되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반면, 국내 중저가 버거 브랜드는 실속 전략으로 오히려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신세계푸드의 노브랜드버거는 1만 원 이하의 가격대와 가맹점 중심의 모델을 기반으로 지난해 200호점을 돌파했다. 불필요한 인테리어나 포장을 최소화한 효율적 매장 운영이 주요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기존 프랜차이즈도 가성비 전략으로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롯데리아는 한정 메뉴와 가격 전략을 통해 지난해 9,954억 원의 매출과 391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맥도날드는 지역 특화 메뉴를 내세워 1조 2,502억 원의 매출과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전문가들은 프리미엄 수제버거 시장의 위기를 단순한 트렌드 변화가 아닌 ‘공급자의 착각’에서 비롯된 구조적 문제로 진단한다. 한 외식 컨설턴트는 “버거 한 끼에 2만 원이면 수익은 맞출 수 있겠지만, 소비자에게 납득할 만한 이유가 없으면 시장에서 외면받게 된다”며 “가격, 품질, 서비스 전반에 걸쳐 설득력 있는 가치를 제공하지 못하면 프리미엄 전략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 역시 “이제는 가격만으로 프리미엄을 주장하는 시대는 끝났다”며 “앞으로는 소비자가 지갑을 열 이유, 즉 ‘납득 가능한 가치’를 제시하는 브랜드만이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프리미엄 수제버거 시장의 퇴조는 수요 부재의 문제가 아니라, 공급자 중심의 안일한 전략에서 비롯된 구조적 한계라는 점에서 향후 외식업계 전반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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