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자영업 경영자의 기본기

변치않는 음식 맛과 친절이 식당 자영업 기본기
"직원이 친절해야 손님이 좋아하잖아요."

신진욱 편집인 승인 2023.02.03 18:34 | 최종 수정 2023.05.27 12:12 의견 2

2월 2일 당산역에서 지인을 만났다. 이름난 보쌈집에 갔다. 가격은 올랐고 고기양은 줄었고 맛도 예전만 못했다. 유명한 식당이 초심을 잃지 않고 장사하기란 쉽지 않은 모양이다.

당산역 11번 출구 앞. ⓒ신진욱


배가 차질 않아 곰장어를 먹기로 했다. 버스를 타고 당산역을 거쳐갈 때면 항상 보이는 가게에 갔다. 테이블은 절반쯤 비어 있었다. 자리에 앉자 서빙 아줌마가 거기는 4인석이라며 구석자리로 옮기라고 했다. 이 자리는 예약석이냐고 물었더니 그냥 4인석이라 안된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그런데 옮긴 테이블도 4인석이었다.

단체 손님이 오면 붙일 수 있는 자리라 그러니 저쪽 테이블에 앉아 달라는 설명이라도 했다면 그냥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서빙 아줌마가 주인인지 직원인지 궁금했다.

근처에 다른 곰장어집을 찾았다. 테이블이 15개쯤 돼 보였다. 청년 혼자 서빙을 하고 있었다. 주문 받으며 메뉴를 설명하는데 친절하고 웃는 낯이다. 이것저것 묻는데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면서도 웃으면서 대답한다. 분명 사장 아들일 거라고 확신했다. 기자라고 밝히기 전에 물었다.

“사장님이나 사장님 아들이죠?”

“전혀 아닌데요.”

“그런데 왜 이렇게 친절해요?”

“직원이 친절해야 손님이 좋아하잖아요.”

00곰장어가게 직원 허진무씨(23)가 밝게 웃고 있다. ⓒ신진욱


23살 허진무씨는 2년 후에 친구와 족발집이나 호프집을 차리기 위해 지금 열심히 돈을 모으는 중이다. 내성적인 성격인데 일 할 때는 싹싹하게 돌변한단다. 어디에 창업할 거냐고 묻자 두 달 동안 전국에 맛집을 돌며 장소를 물색할 계획이라고 했다. 성공은 모르겠지만 망하지 않을 자신은 있다고 했다. 직원이지만 미래 자신의 가게를 미리 경영하는 것처럼 일에 열심이고 친절했다. 자영업 경영자의 기본기를 잘 갖춘 예비창업자를 만나 기뻤다. 성공이 미리 보였다.

이 곰장어집에서 나와 그 곰장어집에 다시 갔다. 그 서빙 아줌마가 주인인지 꼭 확인하고 싶었다. 그런데 가게 앞에서 주인이라는 남자를 만났다. 남자도 퉁명스럽다. 손님이 없어 일찍 문을 닫는다고 했다. 겨우 저녁 8시 55분이었다. 그 아줌마는 우리가 앉으려 했던 자리에 오만상을 쓰고 앉아 있었다. 부인이냐고 묻자 남자는 부부라고 했다.

식당은 힘들다. 비용을 줄이려 직원없이 가족이 운영하면 더 힘들다. 하지만 손님은 그 사정을 이해해주지 않는다. 맛과 친절을 모두 원한다. 변치 않는 음식 맛과 친절은 식당 자영업 경영자의 기본기다. 기본기가 없으면 필망이다. 손님은 까다롭고 식당은 천지에 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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