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에 놓인 배달의민족

지난해 사상최대 실적을 거뒀지만 라이더 배달료 인상요구 거부
라이더·사무직 직원 5월 5일 공동파업 예고
배달앱 이용 감소세에 '우아한형제들'의 고민도 깊어져

신진욱 편집인 승인 2023.04.23 17:38 | 최종 수정 2023.06.09 00:25 의견 0

‘배달의민족’ 라이더들과 사무직 직원들이 오는 5월 5일 어린이날 공동파업을 예고했다. 라이더들은 9년째 3000원인 기본 배달료를 4000원으로 올려 줄 것을 요구했지만 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이 수용불가 입장만 고수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무직 직원들은 주 35시간 근무제 차별 적용을 시정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구글 플레이 캡처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2조9471억원의 매출과 424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매출은 41% 늘었고 3년만에 흑자전환했다. 입점업체는 30만개를 돌파했고 주문건수는 무려 11억 1100만건으로 늘었다. 시장점유율은 70%에 육박한다.

주문건수 증가와 함께 단건배달 중개수수료를 1000원에서 6.8%로 인상하고 배달비를 5000원에서 6000원으로 올린 게 매출상승과 흑자전환의 결정적 이유라는 분석이 있다.

고객이 2만원짜리 치킨을 주문하면 업체는 중개수수료 1360원에 배달비 6000원 중 고객부담액을 제외한 금액까지 부담해야 한다. 배달앱으로 주문하면 치킨양이 적다는 고객들의 의심이 나오는 이유다.

라이더들은 회사가 지난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음에도 라이더 배달료는 동결한 것은 횡포라며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쟁의행위 찬반 투표를 실시하고 5월 5일 어린이날에 하루 파업을 벌인다는 계획이다.

'우아한 형제들'이 라이더 배달료 인상 요구를 수용하지 않는 이유는 올해 들어 배달앱 이용이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통계청에 따르면 1월 음식 배달 거래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3% 줄었다. 빅데이터 플랫폼이 발표한 3월 배달앱 월간활성화이용자수는 1월에 비해 100만명이나 줄었다.

올해 주문건수를 10억건으로 예측하고 5월부터 라디어 배달료를 1000원 인상할 경우 단순계산해 영업이익이 최대 6600억원 줄어들게 된다. 다시 적자로 돌아서는 것이다. 라이더 배달료 인상을 수용할 수 없는 근본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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