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5대 시중 은행 로고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가 오히려 오르는 ‘금리 역주행’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반면 예금금리는 하향 조정되고 있어, 예대금리차는 사상 최대 수준까지 벌어졌다. 금융권은 지표금리 상승과 함께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주택시장 과열, 대출 총량 규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들어 주요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주담대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기준금리 인하 이후 0.15%포인트 금리를 인상했고, KB국민은행은 비대면 주담대 금리를 전월 대비 0.26%포인트 올렸다. 인터넷은행 케이뱅크도 아파트담보대출 가산금리를 0.29%포인트 인상했으며, SC제일은행은 오는 18일부터 영업점장 우대금리를 0.15%포인트 축소할 예정이다.

주담대 금리 인상 배경으로는 지표금리 상승이 지목된다. 은행 대출 금리는 주로 은행채 및 코픽스(COFIX) 등 시장금리에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년 만기 무보증 AAA은행채 금리는 지난달 2.685%에서 이달 13일 기준 2.883%로 0.198%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일부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인하했음에도 실질 금리는 오히려 높아지는 구조다. 예컨대 신한은행의 경우 이달 초 가산금리를 낮췄지만, 실제 최저금리는 오히려 연 3.5%로 높아졌다.

서울을 중심으로 한 부동산시장 과열과 이에 따른 대출 수요 급증도 영향을 미쳤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5월 기준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 원 증가하며, 지난해 9월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와 7월 예정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3단계 시행을 앞두고 ‘막차 대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경기 부진과 저성장 우려 속 추가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국채금리 또한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담대 금리의 고금리 기조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빠르게 반영하고 있다. 국민은행은 3개 정기예금 상품의 금리를 0.10~0.25%포인트 인하했고, IBK기업은행, NH농협은행, SC제일은행 등도 잇따라 수신상품 금리를 내렸다. 일부 1년 만기 예금 상품 금리는 1%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Sh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은 1.85%, BNK부산은행의 ‘더 특판 정기예금’은 1.90%, 제주은행 ‘스마일드림 정기예금’은 1.90% 수준이다.

이로 인해 예대금리차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4월 기준 주요 5대 은행(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의 가계대출 예대금리차는 평균 1.41%포인트로, 신한은행은 1.51%포인트로 가장 컸다. 이는 2022년 하반기 공시 이래 최대 수준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라는 통화정책과 시중금리 간 괴리가 커지면서 소비자 체감 금리는 오히려 상승하는 아이러니가 벌어지고 있다”며 “은행권의 대출 관리 기조와 자금조달 비용 구조 변화가 맞물리며 이런 현상이 지속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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