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카카오, 왜 SM 인수에 목숨 걸까?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두 기업 모두 SM이 꼭 필요해
전쟁은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 누가 이길지 관심 집중

신진욱 편집인 승인 2023.03.07 13:37 | 최종 수정 2023.06.15 18:17 의견 0

SM엔터테인먼트 인수전이 뜨겁다. 하이브가 앞서 달리고 있지만 결승선에 누가 먼저 도착할지는 오리무중이다. 인수전 진행상황과 목숨을 건 싸움의 이유를 짚어 본다.

2022년 12월 31일자로 SM은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개인회사 라이크기획과의 프로듀싱 계약을 조기 종료했다. SM이 라이크기획에 매년 약 200억원을 지불해 주주가치를 훼손했다는 논란이 있어 왔다.

SM과 라이크기회간 계약 종료가 알려지자 다양한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SM의 지분를 인수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인수 대상은 최대주주인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가 보유한 지분 18.73%다. 이수만씨의 최종 낙점을 받은 기업은 하이브다. 지난 2월 10일 하이브는 이수만 지분을 인수하는 계약을 전격적으로 체결한다.

카카오에 우호적인 SM 현 경영진은 카카오를 상대자로 한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시도한다. 하지만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스가 제기한 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이 인용하면서 카카오의 SM 지분 획득은 실패한다.

하이브는 SM 지분을 추가 확보하기 위해 주당 12만원에 공개매수를 진행했지만 목표치인 25%에 크게 못미치는 0.98%의 지분을 매수하는데 그쳤다.

카카오는 3월 7일부터 자회사 자회사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SM 지분 공개매수를 시작한다. 소액주주들이 보유한 에스엠 지분을 주당 15만원에 공개매수해 35%의 지분을 추가 취득할 계획이다.

다 끝난 것처럼 보였던 SM 인수전에 카카오가 목숨을 거는 이유는 뭘까?

카카오는 SM이 절실히 필요하다. 카카오는 지난해 사업 확장 비전으로 '비욘드 코리아'를 내걸고 글로벌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혀 왔다. K팝 분야가 열세인 카카오에게 K팝을 대표하는 그룹을 대거 보유한 SM이 꼭 필요한 상황이다.

반면 하이브는 가요 기획사를 넘어 웹툰, 게임 등 다양한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 '라이프 플랫폼 회사'를 지향한다. 앞으로 문화 콘텐츠 IT 플랫폼 영역에서 카카오와 하이브의 경쟁은 불가피하다. SM 경영권 확보에 두 회사 모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카카오 입장에서는 네이버와의 경쟁도 간과할 수 없다. 엔터테인먼트 자회사를 보유하지 않은 네이버는 하이브, YG엔터테인먼트 등과 동맹을 맺고 있다. 네이버와 협업했다가 틀어졌던 SM 현 경영진과 카카오는 서로를 필요로 한다.

카카오의 SM 주식 공개매수가 목표를 달성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M 인수전의 실탄 확보에 나선 하이브가 어떤 반격을 할지도 관전 포인트다. 고래싸움에 SM 소액주주 개미들은 신이 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조심스럽게 자금력이 앞선 카카오의 승리를 점치는 분위기다. 하지만 싸움은 끝나봐야 안다. 누가 이기든 SM 인수가 글로벌 리딩 콘텐츠 기업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지 아니면 상처뿐인 영광일지는 시간만이 답해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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